현대 사회에서는 결혼의 의미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개인의 선택과 행복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결혼을 단순한 계약이나 제도적 결합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맺어지는 언약적 관계로 이해합니다. 이 글에서는 창세기부터 신약까지 성경이 말하는 결혼의 본질과 목적, 부부간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오늘날 신앙인들이 결혼을 어떻게 바라보고 실천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결혼, 단순한 제도가 아닌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신 관계
결혼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오래된 제도입니다. 시대와 문화에 따라 그 형식은 달라졌지만, 인간이 누군가와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은 줄곧 보편적인 삶의 모습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그러나 결혼에 대한 이해는 단순히 제도적이고 사회적인 관점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성경에서는 특히 결혼을 하나님이 직접 세우신 관계, 곧 창조 질서의 일부로 보며, 그 의미와 목적을 신앙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설명합니다. 창세기 2장 24절의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라는 말씀은, 결혼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 임의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직접 만드신 창조의 원리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결혼이 단순한 감정이나 현실적 필요를 넘어 하나님의 뜻 안에서 계획된 것임을 의미합니다. 예수님 또한 마태복음 19장에서 결혼의 본질에 대해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결혼은 단순한 '합의'가 아닌, 하나님 앞에서 맺는 '언약'이라는 점이 성경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강조됩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결혼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성경이 말하는 결혼의 본질, 목적, 그리고 역할
성경에서 결혼은 단순히 두 사람의 결합을 넘어, '하나님과의 언약'이라는 더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구약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종종 '신랑과 신부'의 관계로 비유하셨고, 신약에서도 교회와 그리스도의 관계를 '신랑 되신 예수님과 신부 된 교회'로 표현하셨습니다(에베소서 5:25~27). 이는 결혼이 단순한 인간적 제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상징하는 신성한 제도임을 의미합니다. 결혼의 첫 번째 목적은 '동반자 관계'입니다. 창세기 2장에서 하나님은 아담에게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돕는 배필을 만들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결혼이 육체적 결합이나 자녀 출산 이전에, 먼저 '관계적 완성'을 위한 것임을 보여줍니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돕고 보완하며 함께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존재로 부름 받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결혼은 '거룩함을 이루는 수단'입니다. 에베소서 5장에서 바울은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에 비유하며,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는 남편을 존경하라고 권면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할의 구분'이 아니라 '상호적 헌신'입니다. 남편이 그리스도처럼 아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아내가 교회처럼 존중과 순종으로 응답하는 관계가 바로 성경적 결혼의 이상입니다. 세 번째는 '생육과 자녀 양육'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 명하셨듯, 결혼은 생명을 전수하고 다음 세대를 믿음으로 양육하는 거룩한 통로가 됩니다. 이는 단순히 출산에 국한되지 않으며, 양육과 교육, 신앙의 전수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마지막으로, 결혼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의 방식'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이해하고 용납하며 용서하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어려움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인내, 은혜가 드러납니다. 결혼은 곧 하나님의 성품이 삶 속에서 구현되는 훈련장이며, 복음의 메시지를 몸소 실천하는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오늘날 신앙인에게 결혼이란 무엇인가
오늘날 결혼은 다양한 문화적 해석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본래의 의미를 점차 잃어가고 있습니다. 사랑보다는 조건이 우선시되고, 평생의 언약보다는 계약적 관계가 강조되며, 자녀 양육보다 개인의 자유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성경적 결혼관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진 이상이 아니라, 오히려 결혼의 본질을 회복하게 해주는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성경은 결혼을 하나님 앞에서 맺는 '언약의 관계'로 정의하며, 그 안에는 희생, 헌신, 인내, 용서, 사랑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통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결혼은 단순히 나의 행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상대방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깊이 경험하고 배워가는 영적인 여정입니다. 결혼을 준비하거나 이미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성경적 결혼관을 마음에 새기고, 서로를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로 여기는 태도를 회복하기를 권합니다. 완벽한 부부는 없지만, 함께 하나님을 바라보며 동행하는 부부야말로 가장 복된 길을 걷는 동반자입니다. 결혼이 단순한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믿음의 새로운 시작점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