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남성 중심의 문화 속에서도 믿음으로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여인들의 이야기를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리아, 한나, 드보라는 각기 다른 시대와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에 응답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며, 공동체에 영적 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여성 인물들입니다. 본 글은 이 세 여인의 생애를 비교하며, 그들이 보여준 순종, 기도, 리더십, 결단의 신앙을 조명합니다. 마리아는 어린 나이에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한나는 절망 가운데서도 무너지지 않고 기도하는 끈질긴 믿음을, 드보라는 시대적 어둠을 깨고 이스라엘을 구원한 지도력을 보여줍니다.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제한되지 않았던 그들의 사역과, 하나님이 남성과 여성 모두를 동등하게 쓰신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오늘날 우리 삶에 어떻게 이 믿음을 계승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향을 함께 고민해 봅니다. 성경은 믿음의 여인들을 소외시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강하게 드러내셨습니다.
믿음의 여인들이 역사를 바꾼다: 성경이 말하는 여성의 역할
성경을 읽다 보면 많은 독자들이 남성 중심의 서사 구조에 익숙함을 느낍니다. 족장 시대의 아브라함, 모세, 다윗, 바울 등 굵직한 인물들이 대부분 남성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동시에 시대적 한계와 문화적 제약 속에서도 하나님의 음성에 응답하고 민족과 공동체를 위한 중대한 역할을 감당한 수많은 믿음의 여인들의 이야기를 결코 빠뜨리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남성과 여성을 창조하실 때부터 동등한 존엄과 가치를 부여하셨고, 역사 속에서도 여성들을 귀하게 사용하셨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은 결코 성별에 따라 제한되지 않으며, 하나님께 헌신된 마음이라면 누구든지 복음의 통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성경 전체의 일관된 메시지입니다. 마리아, 한나, 드보라는 대표적인 신앙의 여인들로,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았지만 공통적으로 ‘하나님의 뜻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마리아는 평범한 소녀였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에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라고 응답했고, 한나는 사회적으로 불임이라는 낙인 속에서도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간구하며 기도의 여인이 되었습니다. 드보라는 여성이 지도자가 될 수 없었던 시대에 이스라엘의 사사로 부름 받아, 전쟁터에서 승리를 이끌며 믿음의 리더십을 선포했습니다. 이들의 삶을 보면, 단순히 여성으로서 특별한 일을 했다는 의미를 넘어서, ‘하나님이 누구를 통해서든 하나님의 일을 행하신다’는 진리가 드러납니다. 현대 사회 역시 여성의 역할을 둘러싼 인식은 여전히 많은 변화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 속 여인들의 삶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분명한 기준과 격려를 줍니다. 이 글에서는 마리아, 한나, 드보라의 삶을 중심으로 그들이 보여준 믿음의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가 오늘날 어떤 믿음의 자세로 살아갈 수 있을지를 함께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성경은 이 여인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기억하며, 오늘 우리도 그 믿음을 계승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리아, 한나, 드보라 – 각기 다른 시대, 하나의 믿음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로서, 인류 구속사의 중심에 위치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처음부터 위대한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갈릴리의 나사렛이라는 작은 마을의 평범한 소녀였고, 당시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런 마리아에게 천사는 나타나 “성령으로 잉태하리니 하나님의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전합니다. 이는 단지 믿기 어려운 소식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오명과 수치를 감당해야 할 중대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마리아는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라고 말합니다(눅 1:38). 이 한마디는 모든 두려움과 상처, 인간적 계산을 넘는 순종의 결정체입니다. 마리아는 그 후 평생 예수님의 사역과 고난, 죽음과 부활까지 묵묵히 함께한 여인이며, 참된 믿음의 상징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한나 – 눈물의 기도를 믿음으로 바꾸다 한나는 사무엘의 어머니로, 그 시대에는 자식을 낳지 못한 것이 여성의 가장 큰 수치로 여겨졌던 시대적 배경 속에 있었습니다. 그녀는 남편 엘가나의 사랑을 받았지만, 둘째 부인인 브닌나의 조롱 속에서 매년 실로에 올라가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하였습니다. 그녀의 기도는 절망에서 비롯된 감정적 외침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깊은 신뢰에서 비롯된 고백이었습니다.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을 돌아보시고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를 평생 주께 드리겠나이다”(삼상 1:11). 하나님은 그 기도를 들으셨고, 사무엘이라는 위대한 선지자를 통해 그 시대의 영적 리더십을 회복하셨습니다. 한나는 그 후에도 다섯 자녀를 더 낳는 축복을 받았고, 감사의 기도를 시편처럼 남기며 우리에게 기도와 헌신의 본을 보여주었습니다. 드보라 – 시대의 한계를 넘은 믿음의 지도자 드보라는 사사기 시대의 유일한 여성 사사이자 예언자였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왕 야빈에게 억압당하고 있을 때, 그는 백성들을 심판하며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바락 장군과 함께 전쟁을 계획하고 승리를 이끕니다. 드보라는 단순히 상징적 지도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실제로 전략을 수립하고, 선포하고, 하나님이 주신 메시지를 백성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실천하는 리더’였습니다. 사사기 5장에는 그녀의 전쟁 승리 후 부른 ‘드보라의 노래’가 기록되어 있는데, 이 노래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회복을 선포하는 신앙의 노래입니다. 드보라의 이야기는 여성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공공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으며, 성별을 넘어서는 영적 리더십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본보기입니다. 이 세 여인은 각각 순종(마리아), 기도(한나), 리더십(드보라)이라는 다른 특징을 가졌지만, 공통적으로 하나님의 음성에 ‘예’라고 응답했고, 그 응답은 결국 한 개인을 넘어 공동체와 역사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믿음의 여인들을 통해 배우는 오늘의 신앙 자세
마리아, 한나, 드보라의 이야기는 단지 성경 속 특별한 여인들의 전기가 아닙니다. 이는 오늘날의 우리 삶 속에서도 반복되고 있는 ‘믿음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여전히,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각 사람에게 부르심을 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부르심 앞에 믿음으로 응답하는 이들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십니다. 마리아처럼 예상치 못한 부르심 앞에서도 “말씀대로 이루어지이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용기, 한나처럼 눈물의 골짜기에서도 주님 앞에 엎드릴 수 있는 기도, 드보라처럼 시대의 한계를 뚫고 정의와 구원의 도구로 나아갈 수 있는 리더십, 이 모두는 하나님이 여전히 우리 안에서 기대하시는 믿음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종종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 머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얼마나 준비되었는지를 묻기보다, ‘마음이 하나님께 열려 있는가’를 보십니다. 성경 속 여인들은 모두 특별한 배경이나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약자, 외면받는 존재, 평범한 사람들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들의 신실한 믿음을 보시고, 그들을 세상의 중심 무대로 부르셨습니다. 독자 여러분, 오늘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향한 순종의 자세, 간절한 기도의 태도, 공동체를 향한 책임 있는 행동을 실천한다면, 우리는 모두 ‘믿음의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성경 속 믿음의 여인들은 ‘여성’이기 이전에 ‘믿음의 제자’였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시대에도 그런 믿음의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이들이 바로, 오늘의 마리아요, 한나요, 드보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