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육시장에서 아시아 대학들의 약진은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홍콩대학교(HKU)와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는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를 넘어, 인문학 영역에서도 깊이 있는 학문성과 국제적 명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습니다. 두 대학은 각각 영국 식민지 시대의 교육 전통과 다문화 국가의 문화적 복합성을 바탕으로 독특한 인문학 교육 체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본 글에서는 아시아 인문학의 새로운 중심지로 주목받는 홍콩대와 NUS의 인문학적 특성을 네 가지 측면에서 상세히 살펴보며, 이들이 동서양 사유의 교차로에서 인문학의 의미를 어떻게 재정립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동서양의 교차로에서 형성된 융합적 커리큘럼
홍콩대와 싱가포르국립대의 인문학 교육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동서양의 철학과 문화를 통합적으로 다룬다는 점입니다. 홍콩대는 영국식 리버럴 아츠 교육 모델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중국철학, 유교 윤리, 동아시아 사상 등 동양 인문학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학과 커리큘럼에는 공자, 장자, 묵자 등 동양 고전을 분석하는 강의가 개설되어 있으며, 이를 서양철학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학생들이 문화 간 사고 전환을 훈련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마찬가지로 NUS 또한 영어권 고전뿐만 아니라 동남아, 인도, 중국 문명을 아우르는 포괄적 교양과목을 운영하고 있으며, 'Asian Studies', 'Comparative Literature', 'Global Humanities' 등의 전공을 통해 아시아적 사유와 세계시민적 감각을 동시에 함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융합적 커리큘럼은 단순히 전통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지식 생산과 담론 형성의 토대를 마련합니다.
2. 실용성과 사유의 균형: 인문학의 사회적 확장
홍콩대와 NUS의 인문학부는 사유의 깊이를 강조하는 것을 넘어, 인문학의 사회적 유용성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시아 지역에서 인문학이 '취업에 불리한 전공'이라는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NUS는 '철학, 정치학, 경제학(PPE)'과 같은 융합 전공을 통해 인문학이 정책, 비즈니스, 기술과 연결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하며, 실제로 많은 졸업생들이 싱가포르 정부기관, 글로벌 기업, 국제 NGO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홍콩대 역시 인문학 전공생들에게 저널리즘, 공공정책, 문화기획 등 실용적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다중전공과정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문학의 논리력과 표현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무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처럼 두 대학은 인문학을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학문'으로 재정의하고, 학생들이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실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3. 국제화와 다문화 환경 속에서의 인문학 실천
홍콩과 싱가포르는 중국, 말레이, 인도, 영국 문화가 다층적으로 융합된 도시국가로, 그 자체로 다문화의 생생한 현장이자 인문학적 사유의 실험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홍콩대와 NUS의 인문학 교육은 다문화 이해, 비교문화론,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등을 핵심 주제로 삼아, 학생들이 문화적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사고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NUS는 캠퍼스 내 다국적 학생 구성 비율이 높고, 국제 교환 프로그램과 복수학위 트랙을 활발하게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에게 글로벌 인문학 담론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홍콩대 또한 유럽, 북미, 중국 본토 출신 교수진과 학생들이 어우러진 환경 속에서 다양한 관점의 충돌과 대화를 유도하며, 인문학 수업에서 실시간 국제 이슈와 연계된 심도 있는 토론을 자주 진행합니다. 이러한 환경은 인문학을 고립된 학문이 아닌, 세계 시민적 감각을 함양하는 살아있는 도구로 실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4. 디지털 전환과 아시아 인문학의 미래 실험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홍콩대와 NUS는 인문학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적인 지식 생산 방식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NUS는 'Digital Humanities Lab'을 중심으로 디지털 텍스트 분석, 인문데이터 시각화, AI와 윤리 문제 등을 다루는 교과목을 확대하며, 학생들이 기술 중심 사회 속에서도 인문학적 사고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홍콩대 역시 디지털 아카이빙, 텍스트 마이닝, 인문 기반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면서 전통 인문학 콘텐츠의 현대적 재해석과 접근성 향상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양교 모두 인문학과 공학, 디자인, 미디어 등의 융합을 강조하며 '휴머니티 + 테크놀로지'라는 혁신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시아권에서 이러한 실험은 아직 드물지만, 홍콩대와 NUS는 인문학이 기술혁신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하며, 오히려 새로운 시대적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근원적 학문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5. 디스크립션 (요약문)
홍콩대학교와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동서양 사유의 융합과 국제적 감각을 동시에 갖춘 혁신적인 인문학 교육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두 대학은 전통적인 철학, 문학, 역사 분야를 넘어 아시아 문화와 현대적 글로벌 이슈를 포괄적으로 다루며 인문학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실용성과 깊이 있는 사유의 균형, 디지털 인문학, 다문화 사회 속 인문학 실천 등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NUS는 PPE, 디지털 휴머니티와 같은 융합 전공을 통해 세계적 연구 성과를 확대하고 있으며, 홍콩대는 중국어권과 영어권을 아우르는 교육 커리큘럼과 글로벌 네트워크로 다층적인 인문학적 사유를 가능케 합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지식 생산 방식과 인간 중심 사고를 조화롭게 연결하는 시도를 통해, 이들 대학은 아시아 인문학의 미래를 선도하는 혁신의 산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홍콩대와 NUS의 인문학은 이제 더 이상 과거의 고전 해석에 머물지 않고, 오늘과 내일의 인간 문제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살아있고 역동적인 학문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